형사
뇌물수수죄 10년간 고통받은 속 사정 (feat 김학의 전 차관)
본문
" 증거가 있을 리 없다고요?
뇌물수수는 참고인 진술이 증거입니다.
그래서, 각자도생은 절대 안 됩니다.
이길 수도 없고요. "
<참고인 변호사 선임>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공무원 뇌물수수죄,
혐의만으로 배척당합니다.
<공무원 징계령> 형사벌 확정 없이 받는 징계
단순히 돈을 받았다고, 향응을 제공했다고 모두 뇌물수수죄로 처벌하진 않습니다. '호의로 나눈 식사 비용'을 다시 갚아야겠다 생각할 수도 있고, 내가 받지 않을 것 같으니 '아내나 · 자녀 · 친척 등 제3자'에게 사과박스를 건네는 일도 있으니까요.
아직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하고 형사처벌을 할 수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구속영장을 발부할 수는 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공무원 사회는 별도의 징계규정을 가지고 '사실상의 유죄추정' 처벌을 합니다. 형사벌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일정 혐의가 인정된다면 내가 맡고 있는 공직에서 밀려나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의미죠.
자리를 비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직무를 되찾을 확률 또한 떨어지는 건 당연합니다. 김 전 차관의 사례처럼요.
형사벌보다 무서운 '직무상 행정처분' ① 수뢰금의 몰수 및 추징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2> → 수뢰가액을 몰수하거나, '5배 이하의 징계부가금' 부과 ② 공무원 파면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 별표1의2> → 100만 원 이상의 재산상 이익, '강등~파면' → 부당한 처분까지 했다면? '파면' ③ 대기발령, 전보를 받는 경우 <직권면직 및 직위해제,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 금품비위, 성범죄 등 비위행위로 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공무원 ※ 정당한 사유(법으로 정해진)없이 직권면직, 직위해제를 당한 경우 징계구제절차(행정소송)를 밟을 수 있다. |
늘 하던 식사 자리였는데...
뇌물이라고?
<형법 제129조> 뇌물의 범위(종류)와 꼬리를 무는 혐의들
"늘 같은 사람들, 똑같은 식사 자리였어요. 여느 때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뇌물의 범위는 금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명절마다 보내온 선물, 호의로 주고받은 기념품, 심지어 주기적으로 가지던 식사 자리와 술까지 대상이 될 수 있으니까요.
아니, 애초에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요? 도와주기로 약속하고, 금품을 주고받기로 약속(예고)만 한 경우에도 뇌물수수죄의 대상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뇌물수수는 절대 단독 혐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직무 연관성에 따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공무상비밀누설, 청탁금지법> 등 다양한 여죄가 꼬리를 물며 기소된다는 사실이 무서운 점입니다.
???? 더킴이 만난 '뇌물수수 사례' ① 업계 관계자들과 친목으로 가진 술자리 ② 여행을 다녀오며 사 온 기념품 ③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임대 받은 아파트 ④ 자녀의 취업을 도와준 업계 관계자 |
공무원은 '시민들로부터 받은 직무'를 수행하는 자리입니다.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면, 혈세가 낭비되고 국가운영이 휘청인다는 뜻이죠.
그래서 공정거래법 위반 같은, 일반 기업의 범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격한 처벌을 받습니다. 1억 이상 수수한 경우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으며, 특가법에 걸리면 징역에 더해 2~5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때려맞게 되죠.<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2조>
※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자'에게 금품을 수뢰하더라도 뇌물수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 82도1158 판결>
뇌물수수죄를 벗는 '3가지 요건'
핵심은 '참고인 진술'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청탁'에 대한 '보수' = 뇌물 |
뇌물수수죄가 성립되는 세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거꾸로 하면 무혐의를 주장할 수 있는 무기가 되겠죠.
실제 뇌물 수사에서는 받은 금품을 돌려줄 생각이 있었는지 ① 불법영득의사를 보고, 뇌물을 주고받은 당사자와 공직자 사이에 ② 대가성(직무 연관성)이 있었는지, 실제로 주고받은 ③ 금품 및 향응의 내역 등을 추적합니다.
사례 1. 불법영득의사가 없을 때
|
사례 2. 대가성(직무 연관성)이 없을 때
|
또 '사과박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 실제 금품 수수 내역을 추적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걸리는 걸까요?
그 이유는 '참고인 진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로 찾아온, K 씨의 사연 건설업자 A 씨와 저는 알고 지낸 지가 벌써 20년, 막역한 사이입니다. 그런 A 씨가, 저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뇨.... 검사님의 주장을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말이 안 되잖아요. 그 사람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인데요. 시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A 씨가 다른 혐의로 구속돼 강도 높은 압박수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 ||
※ 신병을 확보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을 버티는 참고인은 0%에 가까우며, 불리한 진술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형사소송 김형석, 김은정 변호사 (왼쪽부터)
'참고인'을 지키는 더킴의 전략
참고인과 의뢰인, 모두 방어권보장이 필요합니다.
실무상 뇌물수수 사건은 '참고인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계좌이체로 뇌물을 주고받는 바보는 없으니까요.
공여자와 수수자, 이들은 운명 공동체로 엮여있지만 한쪽이 구속수사를 받는다면 불리한 증언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그때 저희는 두 가지 전략으로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합니다.
① 참고인 진술의 신빙성 따지기
② 뇌물 공여자와 수수자를 함께 수임 및 보호
구속수사는 매우 거칩니다. 피의자를 가둬놓고 원하는 진술이 나올 때까지 압박하는 게 검찰의 특기니까요. 그때 주장할 수 있는 요소가 '진술의 신빙성, 증거능력'입니다. 계속 바뀌는 참고인의 진술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기도 하죠.(2022.8.11. 김학의 재상고심)
또, 불안에 떨고 있는 참고인을 함께 챙기지 않으면 불리한 진술이 새어나가기 마련입니다. 설상 사실이 아니더라도, '살기 위해서'라면 어떤 말이라도 하는 게 사람의 본성이잖아요.
기업가와 고위공직자는 작정하고 털면 뭐든 나올 수밖에 없어요. 공직 생활도 길고, 맡은 일도 다양하기 때문이죠. 당신도 물렁하게 대처한다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혐의까지 뒤집어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