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셔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뒤에 조사를 받으러 가는 과정에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나오는 단골 멘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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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을 통해서 살인이나 미성년자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들 중에는 술에 취해서 당시의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목적은 단 하나, 바로 형을 감경받기 위해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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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범죄 피의자가 술이나 약물로 인해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범행에 대해서 법원이 형을 감량해주는 경우가 있고, 형사피의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역시 이에 대해서 대해서 알고는 있지만, 막연히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형을 감경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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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서 기억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상태였음을 주장하는 것인데 형사피고인이 심신장애를 주장하여도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그러면, 심신미약 뜻은 무엇이고 형법상 임의적감경사유에 해당하면 형이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지 알아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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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10조에는 심신장애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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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범죄가 발생하였다면 누가 어떠한 행위로 죄를 범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는데요, 지하철에서 현금 20만 원이 든 지갑을 절취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하여도, 건장한 20대 청년이 범한 경우와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범한 경우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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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행한 범죄에 대해서는 죄를 면제 또는 감경해 주기 위해서 마련된 조문이 바로 형법 제10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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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조문을 자세히 보면,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죄를 면제해 주고, 그 능력이 어느 정도는 있으나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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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심신미약 뜻이 형법 제10조 제2항의 경우를 말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는데, '형을 감경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지 않고 '형을 감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의미는 형을 감경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인데, 그렇기에 우리 형법은 심신미약을 임의적 감경사유로 분류하고 있고, 따라서 피고인이 ‘술에 취해서 기억이 없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여도 법원은 사안을 살펴본 뒤에 형을 감경해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면, 형을 감경해 주지 않고 정신이 온전한 상태에서 범한 사람과 동일하게 보아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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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형법 제10조 제3항의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는 점 역시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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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실제 사례를 하나 보면 이해가 쉬운데, 2021년 전북 정읍시에 있는 내장사 대웅전 방화사건에서 피의자가 경찰조사 당시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이 서운하게 해 술을 마시고 불을 질렀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는데, 해당 사건에서 피의자가 술에 취해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여도 본인이 불을 내기 위해서 자의로 술을 마셔 심신장애를 야기한 것으로 볼 수 있기에 결국 형법 제10조 제3항에 따라서 심신미약으로 보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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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건의 경중에 따라서 어떠한 형이 선고될 것인지에 따라서 각기 다르고, 또 실제 사건들은 단순히 임의적 감경뿐만 아니라, 필요적 감경사유가 있는지, 누범가중사유가 있는지, 경합범가중사유가 있는지 정상참감경(작량감경)사유가 있는지 등 역시 살펴야 하기에, 궁금하다면 형사전문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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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임의적감경만을 보아 가장 많이 선고되는 징역형과 벌금형을 살펴보면, 무기징역(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금고)로, 유기징역(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의 2분의 1로, ​벌금을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감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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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유기징역을 감경할 경우에는 ‘단기’나 ‘장기’의 어느 하나만 2분의 1로 감경하는 것이 아니라, ‘형기’의 전체 즉 법정형의 장기와 단기를 모두 2분의 1로 감경하는 것데, 형법 제258조의2(특수상해)를 예로 들어보면 법정형이 1년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기에 임의적감경을 하게 되면 6개월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감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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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농후한 형사피고인 입장에서는 법원이 심신미약으로 보아 임의적 감경을 하게 되면, 자신이 받게 될 형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또 그 형이 3년 이하가 될 경우에는 집행유예도 노려볼 수 있기에 심신미약을 주장할 만한 구실이 있으면 일단 하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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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듭 말씀드리지만, 심신미약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더라도 임의적 감경이기에 형을 감경할 것인지 여부는 ‘재판부의 재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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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막연히 ‘술 마셔서 기억이 안납니다.’라는 식의 안일한 대응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결국, 형사전문변호사의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고 재판부는 공판과정뿐만 아니라 경찰 ‧ 검찰에서 이루어진 수사과정에서의 모든 것을 살펴 감경여부를 결정하기에 수사기관에서 행해지는 첫 번째 피의자신문기일부터가 매우 중요하기에 초기부터 형사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적절히 진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