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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국제

공정거래법 과징금 처분시효 지났으면 취소 가능

23-01-17

본문

" 그게 몇 년 전 일인데,

이제 와서 과징금을 내라뇨..? "

행정처분 제척기간을 따져보러 오신, B 업주


손을 뗀지 한참 지난 사업인데, 뜬금없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B 제조회사 업주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과 자주 만났던 것 같긴 한데, 벌써 10년이 지난 일이라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공정거래법 위반이었는지, 나눴던 이야기의 내용조차 가물가물했죠. 항변할 수 있는 증거들이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럴 때 행정처분 취소를 받아낼 수 있는 딱 맞는 전략이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바로, 처분시효를 따져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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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위반 시 행정처분,

제척기간 있다.

공정거래법의 처분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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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 시효를 단 5일 남기고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 정말요? 과징금 이거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고요? "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적발됐을 때 업주들에게 두려운 건 아무래도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처분일 겁니다.

공정위의 행정처분은 단순히 과징금 몇 푼 내고 끝이 아니니까요. 부담스러운 시정명령이나, 앞으로 몇 년간 입찰참가 자격제한, 심지어 영업정지나 사업취소 처분이 내려지면 더는 회복하기 어려운 사업상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형사처벌 여부와는 상관없이 공정위 직권으로 내려지는 우월한 행정의사인 만큼 명확한 소멸시효가 있죠.<공정거래법 제80조>

공정위 처분시효의 기산점<공정거래법 제80조>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7년이 지난 경우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

부당한 공동행위의 경우, 공정위 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이 지났거나, 위반 종료일부터 7년이 지난 경우 행정처분 불가

공정위 조사 들어간 지 5년 넘었으면,

처분취소 가능

부당한 공동행위의 처분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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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이나 시정명령의 처분시효를 두고 취소소송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시효의 기산점이 가장 큰 쟁점입니다. 공정위 조사 개시일을 언제로 봐야 할지,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대체 언제인지 변호인이 대처하기 나름이니까요.

" 자진신고 들어간 건 5년도 더 전인데요... "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고, 관련 내용에 대해 신고가 들어와도 조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을 하려면, 해당 처분 내용을 서면으로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하는데요. 이때 부당한 공동행위의 경우 조사 개시일이 5년이 넘었다면 시효가 종료돼 행정처분이 불가합니다.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사한 경우에는 시효 문제가 드물지만, 신고에 의해 조사가 시작된 경우에는 시효의 기산점이 애매한 경우가 많았죠. 이에 법원은 "신고 사건의 경우, 신고 접수일을 조사 개시일로 한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자진신고 사건을 포함해서요.

조사 이후에도,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되지 않았다면?<대법원 2019두59369 판결>

법률에서는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된 지 7년, 공정위 조사가 개시된 지 5년을 행정처분의 제척기간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두 기간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할까?

법원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됐더라도, 조사 대상자의 위반행위가 종료되지 않았다면 처분시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위반행위가 종료된 시점을 조사가 개시된 것으로 해석하고, 그때부터 5년을 제척기간으로 적용했다.

위반행위 종료일 7년은 어떻게 계산할까

7년 안에 또 위반했다면, 포괄일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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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가 2005년, 17년부터 발생한 닭고기 담합행위에 대해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현재 처분취소소송이 진행중이다.

포괄일죄, 위반행위 종료일을 계산할 때 많은 분들이 놓치는 개념입니다. 단순하게 7년 전에 있었던 일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착각한다는 건데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육계가공업체 과징금 처분만 봐도, 지난 17년간의 담합행위를 적발한 사례였죠. 법원은 범죄의 연속성을 보기 때문입니다.

위반행위의 종료일, 마지막 합의가 7년 안에 있었다면 연속된 나머지 범죄가 몇 년이 지났건 시효가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의미죠.

마지막 합의일은 언제인가?<대법원 2010도17418 판결>

부당한 공동행위가 종료된 날은 마지막 합의가 있었던 날이 아니다. 그 합의에 의한 실행행위가 종료된 날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범행에 의한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 해당 위반행위가 아직 종료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길어질 처분시효에 대응하려면.

<대법원 2018두4746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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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공정거래위원회 국장, 김준하 고문

2021년도에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그 밖의 위반행위와 분리하여 더 엄격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부당한 공동행위는 공정위의 조사 개시일에 따라 시효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처분시효 7년이 지나기 전에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면 최대 12년 전의 위반행위까지 적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미 손을 뗀지 12년이나 지난 일 때문에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합니까? 해당 행위에 대한 부당이득이 남아있긴 할까요? 기계적으로 부과되는 과징금이 또 다른 부담이 될 겁니다.

심지어 포괄일죄로 묶인다면, 더 오래된 사안까지도 처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죠.

네, 걸리면 그때 가서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는 오랜 시간 내부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있어야 대응이 가능합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점검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