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국제
징벌적손해배상 벌금 과징금에 더해진 책임 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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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금 내고, 이제 과징금 처분 마무리했는데,
손해배상소송까지 3배... 진짜인가요? "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으로 찾아오신, G 업주
최근 카카오 서버가 먹통이 되는 사건이 있었죠. 이를 두고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독과점법 위반 행위로 말이죠.
서버를 한곳에 몰아놔 화재나 사고 발생 시, 고객들에게 경제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럼 기업은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에 걸리기만 하면, 손해액의 3~5배가 되는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피해의 정도, 고의성, 경영상의 문제 등 다양한 사안을 함께 고려합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중대재해처벌법, 공정거래법 속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중대재해법 제15조, 공겅거래법 제109조
중대재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하면 어떤 소송이 떠오르십니까? 벌금 징역 등의 형사처벌, 조금 더 보면 과징금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까지 생각하셨을 겁니다.
그런데요. 거기까지는 국가가 하는 처벌이고, 실제 피해자의 손해배상은 아직이죠.
심지어 해당 법률은 고의적인 안전조치 미이행, 악의적인 불공정 계약 등, 국가가 생각하는 악질 기업을 처벌하는 조항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따라옵니다. 형사처벌이 확정됐다면, 피해자 손해액의 3배, 많게는 5배까지 보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는 실비 보상 아니었나요? 원칙적으로는 전보배상으로 경제적 손해에 대한 부분까지만 책임을 지게 되어있죠.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을 따로 받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상한액이 높지 않습니다. 다만, 기업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에 따라, 발생한 손해액보다 더 높은 배상금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죠. 또, 통상 손해배상액 지출도 기업회계에 반영하지만, 징벌적손해배상 초과분에 대해서는 회계에 반영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벌금처럼 처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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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1. 형사소송 확정 판결을 막아라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은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책임입니다. 쉽게 말해, 형사처벌을 피하면 3~5배의 손해배상책임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먼저 배상의 근거가 되는 확정판결을 막아야겠죠.
하도급 업체에 손해를 입힌 원청<수원지법 2016가합74190 판결> ① 하도급 업체는 원청이 계약에 앞서, 매달 웨이퍼 20,000장 발주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 ② 실제 납품 물량은 14,000장이며, 단가도 77%에 불과한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 ③ 이에 하도급 업체는 원청을 '거짓 견적' 하도급법 위반행위로 고발 →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한 견적서를 사실로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청구 기각 |
위 사례는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기 앞서, 견적을 서로 주고받은 사례인데요. 그런데 논의했던 견적과 실제 계약의 내용이 사뭇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거짓 견적서' 등으로 상대를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계약 체결 전까지는 조건의 변경이 있을 수 있으며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에는 조건을 임의로 변경하면 하도급법 위반이 되며, 징벌적 손해배상책임까지 물게 됩니다.
추가대금 지급 요청을 거절한 사례<성남지원 2016가합202844 판결> ① 하도급 업체와 원청은 130의 공사 도급계약을 맺음 ② 계약서와 다른 시공 물량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 하도급 업체 ③ 추가대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원청의 거절, 하도급법 위반행위로 고발 → 재판부는 "손해 발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음에도, 낮은 공사대금을 결정했다."며 원청에게 발생 손해액의 2배인, 1억 원의 배상 책임 판결 |
전략2. 배상액을 최대한 깎아라
과징금과 상당히 닮아있는 손해배상액 책정 기준
비교적 최근까지도 우리나라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법 조항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각 산업법에서 손해배상액을 책정하는 단서 조항이 다 비슷합니다. 거의 똑같다고 보면 돼요.
그중에서도 특히 공정거래법상 손해배상액 책정 기준을 보면, <제109조 제3항 4호> 위반행위에 따른 벌금 및 과징금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책정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과징금 감면 기준에 따라 손해배상액 감면도 같이 해준다는 의미입니다.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과징금 감면 처분을 받았다면, 똑같은 기준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액 또한 감면을 받을 수 있죠.
물론, 과실이나 고의성의 정도에 따라 배상액을 조정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또 피해자의 손해 정도에 따라, 불법으로 편취한 추가 매출이 없거나 적다면 손해배상액이 적어집니다.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자들
세상에 일부러 근로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중대재해법으로 처벌 위기에 놓인 분들 말입니다.
안전관리자를 두고, 주기적으로 설비 점검, 교육도 하고 싶겠죠. 하지만, 늘 비용이 문제입니다.
법원도 이런 업계의 현실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악의적으로 이득을 많이 남긴 경우가 아니라면, 과징금을 부과할 때랑 비슷하게 선처해 주는 경향을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형사 재판을 겨우 마쳤는데,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에 걸리셨습니까? 피해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했나요?
솔직하게 대응하세요.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지금도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다.'라고요. 피해자에 대한 진심만 들고 오시면 됩니다.